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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니어:오토마타와 완다와 거상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내용은 작성자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임을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니어:오토마타, 완다와 거상
필자가 ost로 극찬을 아끼지 않는 작품들이다. 하나 더 껴주자면 젤다 브레스 오브 와일즈까지.
요즘 게임에서 ost가 좋은 게임들은 더러 찾아볼 수 있다. 요구르팅 같은거 빼고 옛 게시글에서도 말했듯이 누군가에게 있어서 최고의 게임 음악은 상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두 작품의 ost를 극찬하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두 작품을 특히나 치켜세워주는 이유는 생각보다 역설적이다. ost가 없었다면 이정도로 명작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ost가 게임의 속재료를 꽉 채웠다는 생각이 드는 게임들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MSG마냥 넣기만 하면 맛이 사기적으로 변하는 느낌.
" NieR:Automata Original Soundtrack Disc 1 : A Beautiful Song "
니어를 한번 보자. 니어:오토마타는 기본적으로 게임의 배경이 폐허를 기반으로 두고 있다. 광활한 대지를 특별한 이동수단 없이 뚜벅뚜벅 걸어다녀야한다. 물론 약 3~4시간 후에 빠른 이동도 풀어주고 기본 캐릭터의 이동속도도 빠르게 설정되어 있지만, 맵 내에 몹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맵이 큰 반면에 상호작용은 적기 때문에 상당히 빈 느낌이 든다. 특히 초반부에 더욱 더. 게임 극초반부에 갈 수 있는 폐허도시,사막,공장폐허,놀이공원 4가지 스팟만 봐도 놀이공원을 제외하면 자칫하면 맵 탐색이 지루해질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 특히나 보물상자는 액세스도 안되기 때문에 더욱이 맵 탐사에 대한 자극이 줄어드는 것도 있다. 그러나 니어:오토마타는 심리스 오픈월드라는 거대한 스케일을 지향하면서도, 그 곳이 폐허이며 공허를 추구해야하는 맵 디자인의 간극을 ost라는 수단으로 깔끔하게 메워냈다. 이는 니어오토마타의 액션이 혹평하는 입장도 있을 정도로 호불호가 갈리는 완성도를 보이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ost의 힘에 높은 점수를 줘야한다.
개인적으로 니어의 ost중 가장 좋아하는 구성인 놀이공원 – 보부아르 보스로 이어지는 타임라인이다. 니어를 하면서 커다란 맵에 뭐가 많이 없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돌고 있었는데, 구성이 빡빡하고 촘촘하게 되어있는 놀이공원 맵과 ost가 합쳐지자 한번에 게임의 몰입도를 확 올려준 파트로 다가왔다. 니어에는 하드하고 딥한 액션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숨을 참고 해야할 정도로 연출이 쉴틈 없이 치고 들어오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단지 ost과 분위기만으로 유저로 하여금 몰입하게 하고 압도된 느낌을 받게 한다. 아무것도 없는 폐허나 공장에서 별 패턴 없는 잡몹인 로봇을 툭툭치는 행위가, 특별한 사명감을 받고 전장에 뛰어든 안드로이드가 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조미료가 바로 니어의 ost의 역할인 것이다.
니어:오토마타가 액션 장르에 있어서 고평가 받는 작품은 아니지만, 니어 시리즈 세계관 특유의 분위기와 서사. 그리고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과 보조해주는 ost는 게임의 매력을 한껏 올려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게임 진행 도중 서브퀘스트를 해봐도 알 수 있다. 감정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기계 생명체에게서 모성애와 관련된 퀘스트를 수행할 경우 나오는 bgm이라던지. 여러 부분에서 생각치 못한 타이밍에 가슴을 쑤시는 것 같은 음악 전환이 니어의 연출을 더욱 맛있게 살려주는 장치가 되었다.
니어 못지 않게 ost를 잘 쓴 작품으로는 완다와 거상이 있다. 필자는 완다와 거상을 직접 플레이 해보지는 못했다. 플스 독점작인데 본인은 플스가 없는 플없찐이기 때문에… 고마워요 유튜브에디션 완다와 거상은 ost의 대비를 상당히 잘 활용한 작품이다. 완다와 거상은 보스 러쉬라는 테마를 크게 확장시켜 놓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래서 이 게임은 정말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보스전 말고는 게임에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보스전과 가깝지 않은 탐색 파트에서는 아무런 bgm도 깔리지 않고, 단지 말을 타는 소리만 울려퍼진다.
하지만 이 게임이 지금도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는 그 보스전의 재미와 게임의 전반적 분위기 메이킹이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에. 완다와 거상의 ost는 아주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준다. 보스전이 아닌 탐험 파트에서는 자연 속에서 한없이 고요하고 덩그러니 놓여져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듯 잔잔하고 차분한 느낌 위주로 구성해두었다. 그러다가 보스를 만나게 되면 특유의 거대한 몬스터의 등장과 함께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웅장하게 변한다. 탐험 파트가 살짝 지루하다는 평이 있지만 오히려 이런 디톡스가 보스전에서 큰 도파민의 파도로 다가오기 때문에, 또 완다와 거상은 지금의 소울시리즈처럼 피지컬로 패는 장르가 아니라 기믹형 보스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더 재밌게 느껴지는 것이다. 웅장한 ost가 깔리고, 내 눈 앞에서 길을 막고 있는 이 거인의 약점이 무엇인가 탐구해나가는 것. 그것이 완다와 거상의 진정한 재미인 것이다. 심지어 지루하다는 거상을 찾아가는 과정도, 게임 특유의 분위기를 곱씹으며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단점으로도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ost들은 미원이나 굴소스처럼 게임 전체의 맛을 확 끌어올리는 장치를 한 친구들이다.
여담으로 하나만 더 풀어보자면, 음식에도 첫 입이 제일 맛있는, 진짜 강렬해서 잊혀지지 않는 맛들이 있기 마련이다.
훈련소에서 구르다가 처음 깐 콜라 캔 같은 그런 느낌.
단일 시즌 반짝한 선수, 단일 경기 임팩트가 가장 컸던 선수 등등, 스포츠에서도 종종 재미로 이런 토론을 하지 않는가? 개인적으로 어떤 한 순간에 가장 큰 임팩트를 줬던 ost는 단언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꼽고 싶다. 게임을 켜고 가장 설레임이 클 시기. 동굴에서 이제야 막 조작법을 깔짝여보고 앞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광활하게 펼쳐지는 하이랄의 전경과 함께 울려퍼지는 ost.
자칫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장면을, 아무것도 모르는 주인공 링크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고 게임을 켜고 이제서야 모험을 시작해보려는 유저들을, 찬란한 ost와 카메라워크를 통해 그야말로 Link(연결)시키는 최고의 연출로 빚어냈다.
본인은 오픈월드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젤다를 인생 게임으로 꼽지는 않지만, 딱 그 순간 한 컷만큼은 역대 어느 게임에 비벼도 이길 작품이 몇 개 없을 것 같을 정도로 뽕이 차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게임 음악 공연은 가치 있고, 게이머에게 있어서 참 행복한 즐길거리 중 하나 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VR이나 인터랙티브 장르 등 새롭게 유저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그렇기에 가장 단순하고 강력하게 유저의 몰입감과 흔히 말해 뽕을 채워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장치인 음악은 앞으로 더 큰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
기타 출처 :
https://young-up.tistory.com/m/1433?t_src=GNBlayer_kakaostory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0667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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