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st Century Game Archive

극히 주관적인 만화·애니

[메달리스트 리뷰] 좋아하는 것을, 열정적으로. 가장 빛나는 별이여.

츤곰 2026. 8. 9. 01:27

 

나온지 꽤 지난 작품입니다. 당시에 꽤나 떠들썩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본작의 가장 큰 문제는 디즈니 플러스 독점이라는 것...

하지만 감히, 이 작품을 보기 위해서라도 디즈니 플러스를 결제하는 것을 추천할 정도로 너무 재밌게 본 작품입니다.

 

저는 우선 만화로 먼저 읽었습니다. 금일 용산과 이태원 즈음에 있는 그래픽이라는 만화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약사의 혼잣말을 보려고 갔었는데, 눈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제가 잘 모르는 피겨라는 종목의 아름다움과 동적 연출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져버렸습니다...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메달리스트라는 작품은 피겨를 동경하던 한 소녀가, 피겨를 포기한 남자를 만나 최고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굉장히 왕도적인 내용으로도 보이는데요. 메달리스트는 얼핏보면 뻔한 이야기를 굉장히 교묘한 수법으로 재밌게 만듭니다. 

 

좋았던 점을 스포일러가 없는 선에서 최대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제가 굉장히 격양된 상태로 글을 쓰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적당히 걸러서 보시길(?)

저는 좋아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즐기면서 하는 사람들을 보면, 울컥하더군요. 이 작품도 그랬습니다.

이런 내용은 항상 귀감이 되고, 기운이 나게 해줍니다. 꿈을 향해 달려갈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저도 이노리처럼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동적 연출. 선에 대한 것과 축을 박차는 연출.

굉장히 좋았습니다. 춤선부터, 피겨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방식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화 특유의 페이지 활용이나 절단 신공이 아주 잘 드러난 작품인데, 이 점이 씬의 박력이나 감동을 배로 만들어줍니다.

 

표정을 통해 묘사되는 감정선이 훌륭합니다. 그러면서도 완급조절이 굉장히 좋아요.

충격을 받거나, 긴장감을 이완시켜주기 위한 부분은 데포르메를 과감하게 섞어서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특히 눈 주변을 굉장히 활용 잘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피겨 선수들이 모두 어린 아이들인 것도 이런 묘사를 배로 마음에 다가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이기에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나, 묘사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마련인데, 되게 잘 드러납니다.

 

캐릭터 조형이 아주 일품이었는데,

피겨를 사랑하는 등장인물들의 공통적인 특징과, 그 안에서도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목표나 개성이 잘 살아있습니다.

모두가 노력하고 박수받을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만 천재라고 불리울 수 없는 냉혹한 현실속에 있는 인물들.

꿈을 포기한 사람, 추월당한 사람, 쫓아가는 것을 메울수없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 실패했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사람.

다양한 인물들이 피겨를 통해, 자신들의 감정이나 생각을 드러냅니다.

이런 감정묘사들이 직관적으로 잘 되기 때문에, 패배의 눈물이나 성공의 벅참이 잘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잠깐 스쳐지나가는 캐릭터도 충분히 역할이 있고 의미가 있게 느껴졌어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사실 가장 감동했던 것은 이노리와 츠카사의 관계.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게 해준 좋은 레퍼런스가 되었습니다.

본인이 범부라 느끼거나, 그렇게 불리우는 사람조차 누군가의 워너비이자 목표가 될 수 있다.

이런 인물들이 몇 명 있더라구요. 

대회에서 탈락해서 좌절하고, 천재에도 다가가지 못한, 순위권 밖에 있는 선수들조차,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고

피겨를 시작한 이유가 될 수 있으며, 피겨를 계속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츠카사 역시, 이노리에게 그런 존재였죠.

지렁이와 후드 끈으로 이어지는 캐릭터 관계 설정과 스토리의 흐름 조화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 부분은 오히려 애니 OP인 bow and arrow를 보시는게 더 직관적일 것 같아요.

저도 언젠가, 누군가의 동경이자 이정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비록 제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하더라도 말입니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여도 할 수 있는 역할이었어요.

 
조금 더 딱딱한 이야기를 하자면, 

설명충 캐릭의 분배가 매우 적절하게 나뉘었습니다. 

할아버지, 다른 팀 코치, 이노리의 가족이나, 츠카사의 동료들 여러 인물들이 돌아가면서 피겨를 설명해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설명하는 부분이 매번 새롭다는 착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성장과 실패를 같이 가져가는게 되게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본 작품은 굉장히 잘 해내고 있습니다.

분명하게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분명히 더 발전할 요소, 실패한 요소도 분명이 존재합니다.

매 에피소드 빈틈없이 존재합니다.

 

피겨를 몰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점이 되게 흥미로웠습니다.

피겨라는 종목 자체가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파워 그래프가 굉장히 직관적이에요.

회전 수, 더 아름다운 춤선, 회전의 난이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기술 점수.

피겨를 몰라도 이 점프와 기술보다 저게 더 대단한거구나!

이 점수면 엄청난거겠구나!

저 아이 엄청 피겨를 잘하는거구나!

이런 것들 말입니다. 되게 보면서 이해가 쏙쏙 되고 잘 넘어가더군요.

독자 입장에서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읽기 굉장히 편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너무 좋은 이야기만 해서,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저는 사실 미숙한 어린 아이의 이야기를 보기 힘들어하는 편입니다.

성장물이어도 말이죠. 되게 답답하고 그럽니다.

그런 제가 보기에도, 등장하는 아이들이 되게 성숙합니다. 조숙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노리는 엄청나게 성장합니다.

고작 1년 남짓한 작품의 흐름 속에서 처음 이노리의 모습과 나중의 이노리의 모습을 비교하면...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이가 성숙해집니다.

물론 저는 좋았습니다.

 

오히려 애니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네요.

아무래도 러닝타임이나 연출의 한계를 고려해야겠지만, 만화보다 인물들의 감정 묘사가 많이 생략되었어요.

특히, 이노리가 첫 살코를 성공하고 안무를 까먹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애니판에서는 그냥 까먹은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만화판에서는 명백하게 첫 점프 성공에 대한 기쁨으로 머리 속이 하얘졌다는 묘사가 나와요. 

이런 생략된 묘사들이 너무 아쉽더라구요.

이런 감정 묘사들이 맛있는 작품인데...

 

물론 3D로 표현된 피겨 장면이나 OP 등 애니가 가진 강점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취향 차이라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저는 만화로 보는 것을 더 추천드리는 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이런 작품이 너무 좋아요.

좋아하는 것을 웃으면서 하는 사람을 보면 저도 기분이 너무 좋아지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감정은 히게단 라이브를 본 이후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제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인 것은 확실하네요.